작품설명
이 세상 속 모든 것들이 우리 편이 아니라고 생각해왔어. 시커먼 말들을 내뱉으며 영원히 등을 돌릴것만 같았지. 하지만 우리에겐 서로가 있어. 서로가 있으면 세상을 끌어 안을 수 있지 않을까.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노랫소리가 다 뭉개져 버릴지라도, 시퍼렇게 질린 얼굴이 가슴 속을 파고 들지라도, 쓰라린 기억들이 앞을 가리더라도 담담하게 앞으로 나아가자. 거친 세상 속으로 뛰어들자. 서로의 손을 꽉 맞잡고선, 바람소리, 풀벌레 소리, 나뭇잎이 흔들거리는 소리, 움음 소리가 서서히 들리기 시작한다. 뿌옇던 사람들, 나무들, 천막들, 볕뉘, 그림자가 선명해지기 시작한다. 우리에게 인사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. 세상이 우리를 포근히 감싸 안아 주고 있다.